말리 - 이혼식
2017년 2월 26일
투아레그인들은 이혼식, 엄밀히 말하면 이혼확정식이라는 것을 한다. 부부가 이혼을 하기로 하면 90일동안 유예기간을 갖고 그 마지막 날 이런 의식을 치른다. 왜 그런 제도가 생겼는지에 대한 물음에 뾰족한 답을 들을 순 없었지만 내 생각엔 혹시라도 임신을 했을 경우 태어날 아이가 누구의 아이인지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런 제도를 만들어 둔 것 아닐까 싶다.
이 곳은 말리의 수도 바마코의 남쪽, 사하라 사막에서 떠나온 투아레그인들이 많이 모여 사는 동네이다. 피리 부는 모하메드가 친구 여동생의 이혼 확정식이 있다고 해서 그의 스쿠터를 얻어 타고 이 곳으로 왔다. 사진 한가운데 노란 금박단추가 달린 고깔을 쓰고 있는 여인이 오늘의 주인공이다.
이 의식을 치르고 나면 그녀는 독신이라는 것이 확정되며 다시 결혼할 자격이 생긴다. 힘든 이혼 과정을 겪고 독신으로 돌아온 그녀를 위로도 할겸 새로운 배우자 후보자들을 선도 보일겸 동네 총각들이 두 명 혹은 세 명씩 차례로 그녀 앞에 와서 절을 하고 춤을 춘다. 연두색 상의를 입은 남자의 춤사위가 보이시는가?
투아레그인들은 앉아서 춤을 춘다. 아마도 그들의 삶터가 사막이어서 서서 춤을 추면 먼지가 일어나니 그런 풍습이 생긴 것 아닐까 싶다. 이들의 음악 역시 스텝을 밟기 좋은 빠른 비트의 음악이 아니라 상체만 흔들기에 좋을 끈적끈적한 리듬에 구성진 선율이 돋보이는 음악이다.
앉아서 추는 춤이지만 서서 추는 춤 못지않게 그루브가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