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아프리카 - 세네갈

세네갈 - 까자망스 우수이

Melomane 2019. 8. 8. 01:53

2017년 3월 5일

다카르에서 대서양을 남하하여 까자망스의 지갱쇼르까지 왕복하는 페리선 

 

애당초 세네갈은 거쳐가는 곳 정도로 생각했다. 말리에서 모리타니아를 직접 넘어가는 국경 지역이 위험하다기에 이태 전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이 비자없이 들어올 수 있게 된 세네갈을 통과하면 수월할 듯해서 오게 된 것이다. 

세네갈은 말리와 겹치는 인종도 많고 비슷한 문화권에 있으니 음악 전통도 비슷할 것이고 내륙국인 말리에 비해 해안을 끼고 있어 일찌감치 서구 문화를 받아들여 근대화가 진행되어 전통문화가 많이 남아있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그래서 대충 관광객놀이를 하며 다카르에서 가까운 휴양지 고레섬에 놀러갔는데 친구 여행가 하나가 우리가 세네갈 도착했단 소식을 듣고는 남부 까자망스 지역을 꼭 가보라기에 어딘지나 함 볼까 하고 찾아보니 그 곳도 말리의 팀북투처럼 분리주의자들 때문에 치안이 몹시 안 좋다고 론리플래닛에는 소개되어 있어 아예 빼놓았던 지역이었다. 

고레섬 게스트하우스의 로비에서 지도를 보고 있던 바로 그 때 상품 진열장 한켠에 프랑스 사진가가 십 여 년 전에 출간한 까자망스 사진집이 딱 보이는 것이었다. 그래서 최선생더러 좀 살펴보라고 주었더니...

헐~ 이 곳은 꼭 가봐야하는 지역이라며 일정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여긴 사막이 아니라 물이 많은 지역인데 주로 쌀농사를 짓는 지역인지라 말리나 세네갈 북부와는 완전히 다른 민속과 전통이 남아있을 것이고 쌀농사를 짓는다면 민요도 많을지 모른다며 이 곳을 두고 갈 뻔 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린다. 

하여, 고레섬에서 다카르로 돌아오자마자 다음날 저녁에 떠나는 까자망스행 배표를 예약했다. 저녁에 떠나 다음날 오전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이동시간 15시간 쯤은 "식은죽먹기"다. 

일이 되려니 그랬는지 그날 저녁 묵게 된 다카르의 게스트하우스 매니저 이브라와 얘기하다가 어디 출신이냐 물었더니 까자망스 출신이란다. 그것도 전통문화의 핵심 지역인 우수이가 고향이라네~ 인샬라..!!

그 때부터 호구조사에 들어간다. 고향에 아는 사람 중에 음악하는 사람이나 전통문화 관련 일 하는 사람이있는지, 축제는 언제 하는지 등등등...

그도 이리저리 고민하더니 고등학교 때 역사 선생님이 까자망스의 모든 것에 대해 설명해 주실 수 있을 거라며 자신의 어머니 연락처를 주면서 미리 연락해 둘테니 도착하는대로 찾아가면 그의 동생들이 그 선생님께 안내해 줄 것이라 했다. 

어느 글에선가 밝힌 바 있듯이 나는 사주에 역마살이 두 개이고 최선생은 한 개가 들어있어 우리는 여행을 해야 할 팔자를 타고났다고 믿고 있다. 여행을 관장하는 신이 있다면 이 모태 여행자들의 여정 곳곳에 이런 가이드 천사들을 배치해 둔 것 아닐까 싶을 정도로 우리는 여행지마다 이런 천사들을 만난다. 

우수이에서 만나게 되는 이 이브라네 가족은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아늑하고 평안해 보이는 지갱쇼르항


그리하여 지난 일요일 밤 8시에 다카르항에서 여객선을 타서 다음날 오전에 지겡쇼르 부두에 도착, 바로 택시를 타고 이 지역 정신과 문화의 중심지인 우수이에 왔다. 

과연, 이 곳은 북부 세네갈과는 완전히 다른 나라같다. 배에서 내려 처음 접촉한 택시 운전수도 어찌나 친절한지 숙소를 정하지 않은 우리가 숙소를 찾을 때까지 자기 일처럼 알아봐주고 이브라의 어머니 얘기를 했더니 내가 현지 심카드 심은 전화를 가진 줄 모르고 자기돈으로 충전을 해가면서까지 전화를 걸어 그녀와 약속을 잡고 우리가 만날 때까지 기다려 주었다. 나는 택시요금을 너무 넉넉하게 주었나보다 생각했었지만 일주일 지내면서 보니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다 그렇게 친절하고 순박하고 배려심 충만하다. 게다가 게스트하우스와 밥값은 다카르의 1/3 가격이다. 

이런 곳에선 한 열흘, 아니 최소한 일주일 정도는 묵어주는 것이 도리다. 

우수이에서 열흘간 묵었던 숙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