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lomane 2019. 8. 8. 02:47

2017년 3월 14일

국경을 통과하기 위해 줄을 선 차량들

 

감비아라는 나라가 있다. 

세네갈 중남부 동에서 서로 길게 대서양으로 흘러드는 감비아강을 중심으로 들어선, 아프리카에서 가장 작은 나라가 감비아다. 대서양쪽 빼고는 세네갈로 빙 둘러싸여 있는 형국이다. 

우리는 이 감비아를 방문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한참 고민했으나 그다지 큰 매력포인트가 없어 지나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우리가 머물던 세네갈 남부 우쑤이에서 북부의 다카르로 가려면 감비아를 피해 동부지역으로 멀리 우회를 하거나 감비아를 통과해야 한다. 통과하는 거리는 남북으로 20km 조금 넘는다. 

까자망스에서 시외버스격인 7인승 택시를 타면 감비아를 통과하여 다카르까지 10시간 정도 걸리는데 세네갈인들은 통행료만 내면 되지만 외국인들은 일종의 통과비자를 받아야 해서 일인당 이만원 정도의 돈을 뜯겼다. 

뜯겼다고 표현하는 이유는 우쑤이의 게스트하우스 주인장 말로는 들어갈 때 이천원 나올 때 이천원이라고 했는데 만원씩 받으면서 약간 머뭇거리는 듯 했고 영수증도 주지 않아서 뜯겼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천프랑이라던데 하니까 두번 이상 통과하는 사람들만 천프랑이라고 하니 어쩔 수 없었다. 

이 나라의 수도는 대서양쪽 항구도시 반줄이다. 예전에 종로2가에 있던 반줄이란 레스토랑이 아직도 있나 모르겠는데 그 주인장이 이 곳과 인연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렇게 이상한 형태의 나라가 생긴 것은 이 지역만 17세기부터 영국의 지배를 받았다 한다. 그래서 주변의 모든 나라들이 불어권인데 감비아만 영어권이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독립 러쉬때인 64년에 독립했으나 인종적으로는 세네갈과 큰 차이가 없어 세네갈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 82년 세네갈과 합병하여 세네감비아가 되었다가 89년 동맹이 깨어져 다시 감비아가 되었다.

남쪽 국경에서 15km 정도 올라가 페리를 타고 감비아강을 건너 다시 5km정도 올라가 국경을 통과하는데 페리가 딱 한 대밖에 없어 1km도 안되는 이 강을 건너는 시간은 15분 남짓이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세시간 넘게 걸린다. 

이래저래 도합 네 시간쯤 머문 감비아의 모습이다.

국경 앞의 간이 식당들
간이식당들에게 물을 파는 당나귀 수레 물장수
감비아강을 건너는 페리, 이 작은 강을 건너느라 두 시간 가량 소요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