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여행을 떠나며

[노마드의 삶2]

Melomane 2019. 8. 5. 16:54

2017년 2월 1일

파리에서 말리의 바마코로 날아가는 비행기

나라 안팎이 어수선한 때에 여행을 떠나려니 맘이 편치 않다. 더구나 이번엔 짧아도 넉 달, 길면 대여섯 달이 될 수도 있어 선거에 참여 못 하는 것도 걸린다. 그런데 수 년 전 매우 박빙의 선거에 출장 때문에 불참했는데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이 되었더래서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고 믿어버리련다. ㅎㅎ

이번 여행의 목적지는 론리플래닛이 단독 가이드북을 만들지 않는 나라들이며 위험지역으로 분류된 곳들이 몇 있다.

단독 가이드북 대신 아프리카종합편에 겨우 몇 쪽 들어 있거나 서부아프리카편에 스무 쪽 안팎의 챕터가 있기는 하나 최소한의 정보들이 있을 뿐이다. 불행중다행인 것은 e-book으로 사면 두꺼운 종합편을 다 사지 않고 개별 챕터를 따로따로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는 노마드라니... 하긴 이란 깊은 산골 쿠르드족 젊은 목동들도 막대기도 피리도 아닌 스마트폰을 들고 있긴 하더라만...

가장 기대되는, 그러나 가장 위험하다는 첫 도착지 말리는 프랑스 식민통치를 받던 지역이라 프랑스 브랜드의 가이드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2012년 판이 마지막 업데이트 버전인데 그렇다면 2010년 전후에 수집된 낡은 정보들일 것이다.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 하는 심정으로 가져가기는 한다. 

이렇게 험한 곳을 굳이 가려는 이유는, 지난번 여행지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하도 노래를 못해서 너무나 실망한 나머지 노래 잘 하는 곳으로 가고싶었다. 동남아시아는 여행을 하기엔 최고의 가성비가 나오는 곳이지만 음악을 듣기에 좋은 여행지는 아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프리카 사람들은 음악을 정말 좋아하고 또 잘한다. 이번에 가는 서아프리카 지역엔 세습으로 이어지는 전문 예인 계급이 있는 곳이다. 

그들 중 몇몇은 수 십 년 전부터 유럽 에이전트들에게 스카웃되어 음반을 수 십 장씩 내고 엄청난 스타덤을 누리고 있다. 그들에게 음악적 자양분을 제공하던 그 환경이 변질하지나 않았을까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어떤 형태로 변했든 음악은 무지무지하게 많을 것이다. 

수시로 들려오는 폭탄테러와 눈을 뜨기도 어렵다는 모래바람이 걱정되기는 하지만 먼지 폴폴 날리는 빨간 흙길과 다정한 흙집들 사이로 울긋불긋 아름다운 여인네들의 패션이 기대되고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