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66) 썸네일형 리스트형 아프리카 여행 전리품 2017년 6월 아프리카 여행 배낭에서 제일 마지막으로 나온 이 물건은 딱 보기만 해도 아프리카 냄새가 물씬 풍긴다. 여행 초반, 전체 여행 일정의 1/10도 안 지난 싯점에 요것들을 만났으니 들었다 놓았다를 수 십 번은 했을 것이다. 그러다가 결국 들었고 배낭 맨 밑바닥에 넣은채 (최선생이) 백일 이상 지고 다녔던 것들이다. 이건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하나의 예술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직접 짠 천에다 땡땡이 무늬 하나하나 실선 하나하나를 왁스로 그린 후 천연재료로 제작한 물감을 하나하나 붓으로 칠해 바탕색을 넣는다. 그런 다음 바느질을 한다. 이런 염색 기법을 보골랑(bogolan)이라고 하는데 말리의 전통 염색 기법이다. 인도네시아의 바틱은 왁스로 무늬를 찍거나 그린 뒤 여러번 컬러별로 염색.. 아프리카 여행 마무리 2017년 6월 역시 아프리카는 만만치 않았다. 이번 여행은 기간이 길기도 했지만 사막의 더위와 거친 음식과 사투를 벌이느라 평생 비축해두었던 젖먹던 힘까지 몸에서 다 빠져나가버렸는지 마지막 한 달간 페즈와 포르투갈에서 휴양이라 부를 수 있을만큼 느리고 호화로운(?) 여행을 했음에도 귀국한지 일주일이나 지났는데 아직 짐 정리도 마무리를 못하고 있다. 빨리 정리하고 잃어버린 에너지를 다시 비축할 방도를 세워야 하는데.. 그동안 잠자리를 좀 가리는(시끄러운데서 못 자는) 것 말고는 어떤 환경에나 적응할 수 있다고 자신했었는데 더위에 그렇게 취약할 줄 몰랐다. 먹는 것 역시 현지음식적응주의자여서 전혀 걱정하지 않았는데 막판엔 식당에서 파는 현지 음식은 아무것도 먹기 싫은 상황까지 갔다. 이제 그런 잘난척을 내.. 월드뮤직 아티스트 - 티티로뱅 축제의 계절이다.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볼만한 공연이 없다고 투덜거렸었는데 이젠 너무 많아서 길을 잃겠다. 10월에만 몰아 하지 말고 제발 좀 골고루 나누어 하면 좋겠다. 이런저런 공연을 보면서 늘 드는 생각이 음악하는 사람들은 음악만 잘 쓰고 연주만 잘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음악에 맞는 축제/공연장을 고를 줄 알아야 하고 초청된 축제/공연장에 맞는 레파토리를 고르는 일도 연주 작곡 실력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이다. 클래식 음악은 대체로 유리해 보인다. 대부분의 공연장이 클래식 음악에 최적화된 음향으로 설계가 되거나 악기들이 실내공연에 적합하도록 개량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악기는 아직도 합주하는 악기간의 편차가 크고 국악에 최적화된 공연장이 많지 않아 100% 흡족한 공연을 만나기.. 포르투갈 - 리스본 2017년 6월 4일 넉 달간의 여행을 마치고 리스본 공항에서 이스탄불을 거쳐 한국으로 돌아간다. 새로운 세상이 되어 있을 한국에 빨리 돌아가고 싶었는데 조금 전 출국심사를 기다리며 이게 귀환이 아니라 지금 떠나는 여행길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살짝 들었다 그러나 기다리는 가족과 친구들, 특히 엄마의 집밥을 기다리는 아들놈에게 미안해지며 기쁘게 귀국길 비행기를 탄다. 사진은 여전히 아름다운 리스본이다. 포르투갈 - 꼬임브라 2017년 6월 우리나라에선 잘 안 알려져 있다가 영화 를 통하여 포르투갈에도 혁명이 있었구나 하고 알게된 분들이 있을 것이다. "리스본의 봄", "4.25혁명" 또는 "카네이션 혁명"으로 불리기도 하는 포르투갈의 1974년 혁명은 40여년간 이어진 독재정권의 무능함에 좌파 청년장교들이 주도해 성공한 무혈혁명이다. 물론 혁명의 완성까지는 여러 해 걸렸다지만. 카네이션 혁명이란 이름은 혁명 소식을 들은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군인들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준 데에서 유래한다. 군인들은 그 카네이션을 총구에 꽂음으로써 화답했다고 한다. 우리의 촛불혁명을 생각케 한다. 우리가 이 혁명에 대해 잘 모르는 이유는 1974년이면 박정희가 장기집권을 위해 폭압적인 독재정치를 하던 시절이라 이런 뉴스가 우리 국민들에게 제대로.. 포르투갈 - 만테이가스에서 트레킹을... 2017년 5월 포르투갈 북동부 국경마을 미란다에서 남쪽으로 좀 내려와 대학도시 꼬임브라에서 이틀을 묵고 다시 동쪽 내륙, 우리로 치면 설악산이 있는 지점쯤에 위치한 에스트렐라산맥(Serra da Estrela) 지역에 다녀왔다. 우리가 배이스캠프를 차린 만테이가스는 설악동 같을거라 예상했으나 도착해보니 한적한 것이 백담사 입구마을 용대리쯤 될 것 같았다. 숙소는 유럽의 시골 마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느 레스토랑호텔 혹은 호텔레스토랑 2층에 묵었는데 심플하지만 밝고 청결하고 있을 건 다 있고, 무엇보다도 마을 전경과 주변 산들이 다 보이는 창밖의 전망이 일품이었다. 일층의 레스토랑도 음식이나 서비스가 대도시의 그것들과 큰 차이가 없다. 이런 것들이 우선은 참 쾌적한 것이긴 한데, 구수한 토속된장찌개와.. 포르투갈 - 미란다 두 도우루 2017년 5월 포르투의 잘 짜여진 관광루트를 벗어나고자 도우루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열차를 타고 시골 마을을 구경하고 와이너리 숙박도 감행했지만 관광객을 위해 짜놓은 트레일을 벗어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중부 내륙 산악지대 마을 만테이가스로 가보기로 계획을 세웠는데 와이너리의 디너에서 같은 테이블에 앉았던 어느 프랑스 아저씨로부터 미란다 두 도우루(Miranda do Douro, 줄여서 '미란다'로 표기) 마을에 관한 얘기를 듣고 행선지를 급변경하여 미란다로 갔다. 미란다는 도우루강의 최상류에 위치해서 다리만 건너면 스페인으로 넘어갈 수 있는 국경 마을이다. 마을 사람들이 아직도 미란데스라 불리는 고언어를 사용하고 독특한 전통문화를 간직한 곳이다. 미란데스는 포르투갈어도 스페인어도 아닌 라틴어 계.. 포르투갈 - 도우루강변의 와이너리 2017년 5월 강렬한 햇살에도 대서양의 바람이 있어 뜨거우면서도 시원한 포르투, 아랍 양식이 묘하게 남아있는 고풍스런 건축물들과 그 사이사이 깃들어 있는 아늑한 레스토랑들과 팬시한 카페들, 일인분을 둘이 나누어 먹어도 남을 푸짐한 요리, 과하지 않은 가격의 와인과 깨끗하고 친절한 게스트하우스까지, 정말이지 포르투는 가족끼리 친구끼리 휴가를 보내기에 참 좋을 곳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틀밤을 묵고는 또 짐을 쌌다. 관광 인프라가 (너무) 잘 되어 있는 도시에 가면 언제나 그런 느낌을 받는데 내가 대지 위에 발을 딛고 있는 것이 아니라 뭔가 구름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이랄까 현지인들은 자기네들의 삶을 살고 관광객은 그들 주변에 물 위의 기름처럼 동동 떠다니는 그런 느낌 말이다. 그래서 와이너리가 많은 도우루강.. 이전 1 2 3 4 ···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