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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아프리카 - 모로코

모로코 - 테투안

2017년 5월 8일

전통 가옥을 개조한 게스트하우스

중세 안달루시아풍 메디나의 정취를 제대로 느끼기엔 셰프샤우셴보다는 서쪽으로 한 시간 거리(60km)인 테투안이 훨씬 좋다.

테투안은 관광객을 의식한 인위적인 시설이나 구역이 따로 없다. 메디나 안이나 밖이나 주민들은 늘 살던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고 있는 듯하고 레스토랑이나 상점들은 페즈나 마라케시의 그것들과는 달리 거의 대부분 현지인을 위한 것이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기도 한 테투안의 메디나는 그동안 내가 다녀 본 아랍의 메디나들 가운데 가장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었다 (아직 본격적인 아랍엔 가보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여행자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것도 아닌 것이, 메디나 안에 있는 전통 가옥을 개조한 숙박시설들은 전통의 미를 간직하면서도 객실이나 화장실 등의 시설은 필요한 만큼의 수준으로 완비되어 있고 미리 주문하면 가정식 요리를 먹을 수 있다. 값은 좀 비싸지만 알콜 음료도 마실 수 있고.

그런가하면 메디나 밖의 신도시는 스페인풍으로 개발되어 있는데 과하지 않게 필요한 만큼 개발되어 소박하고, 맑은 공기 덕분에 깨끗하고 단정하다는 느낌이다. 여기에도 여행자들을 위해 개발된 식당들이 있는데 가격도 합리적이고 음식도 맛있다.


유명한 관광지라 해서 가보면 사방에 벽화나 그려놓고 비슷비슷하게 영혼없는 음식을 파는 레스토랑과 카페와 호텔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는 곳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 곳들이 잔뜩 치장을 한 여인이라면 떼뚜안은 화장빨 아닌 맨얼굴의 우아함을 지닌 여인같다.

떼뚜안도 단체 관광버스들이 들이닥치면 셰프샤우셴처럼 변하는 것은 시간 문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