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우리도 휴가와 축제를 겸하는 고급스런 음악축제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 열광적으로 흔들며 스트레스 풀러가는 축제나 허허벌판에 판 벌리는 캠핑족들을 위한 축제도 좋지만 기간도 한 열흘쯤 해서 우아하게 감상을 위주로 하는 그런 축제 말이다.
올해 23회째인 페즈종교음악축제는 홍보도 별로 안 하는데 관객의 90% 이상이 외국인(거의 유럽인)들이다. 축제기간이 열흘간인데 오후 4시30분부터 공연이 시작되니 그 전까지는 주변 도시 여행도 다녀올 수 있고 나처럼 느지막히 일어나 맛있는 점심 먹을 생각이나 하며 시간을 보내도 좋다.
나는 10여년 전부터 이 페즈축제에 눈독을 들이다 마침내 아프리카 여행의 종착지를 페즈로 정해두고 서아프리카 여행 후 모로코로 들어와 축제 기간에 맞추어 페즈에 도착한 것이다.
와서보니 홍보나 고객서비스 등에서 아쉬운 점이 몇 가지 있지만 일단 공연장들이 너무 멋지고 음향 시설 나무랄 데 없고 공연 내용 알차니 불만은 없다.
이곳은 이 계절에는 강우확률 5% 미만이니 대형 공연은 모두 야외 공연장에서 하는데 건축물 자체가 예술이라 의자 갖다놓고 음향 장치만 하면 바로 멋진무대가 된다. 실내악은 전통가옥을 개조한 호텔(리야드라고 한다)들 중정에서 하는데 그 리야드의 건축물들이 또 하나같이 예술작품 뺨치는 수준이라 음악을 더욱 빛내준다.
우리나라에서 이 페즈음악축제와 가장 유사한 축제라면, 아직 외국 관객이 많지 않다는 점만 빼면 주변환경이나 프로그램 구성에 있어 전통을 기치로 내건 고급 음악 감상을 할 수 있는 축제로서 전주소리축제를 꼽을 수 있겠다. 전주소리축제가 한옥마을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여러 사정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나 서양음악을 위해 설계된 공연시설인 소리문화의전당으로 들어간 것은 몹시 아쉽다.
공연장 모습 몇 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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